(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대법원에서 일제강점기 친일 행적이 인정된 인촌 김성수(1891∼1955)의

유·무형 기념물 폐지 절차가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공원이 관련 사실을 담은

안내판을 김성수 동상 앞에 설치했다.

10일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에 따르면 서울대공원은 "김성수 동상과 관련 이전·철거 등에 대한

심의 절차가 장기화함에 따라 김성수의 친일행적 등에 대한 사실을 담은 안내판을 동상 입구에 설치해

일반 시민들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전날 공문을 통해 밝혔다.

서울대공원의 안내문에는 김성수의 약력에 이어 "2017년 4월 대법원에서 친일 반민족행위가 인정돼

2018년 2월 국무회의 의결로 건국훈장의 서훈이 취소됐다"며 "현재 동상의 이전·철거 등의 절차를 진행 중"

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서울대공원 한마당광장 안에 있는 김성수 동상은 1991년 11월 11일 인촌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인촌기념회가 세운 것이다.

항일운동가 단체들은 2011년부터 인촌 동상 철거를 요구했고, 서울시는 2017년 대법원이 김성수가

일제강점기 일간지에 징병을 찬양하는 글을 기고한 행위 등을 친일행위로 인정한 이후

동상 철거 여부를 심의해왔다.

단체들은 당장 철거가 어려우면 동상 앞에 안내판 설치라도 해달라고 서울대공원에 요청했으나

공원 측은 그동안 '또 다른 민원이 생길 수 있다' 등의 이유로 난색을 보여왔다.

서울대공원은 인촌기념회 측에도 "이른 시일 안에 동상이 이전 등 조처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추진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공문에서 설명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서울과 전북 고창군의 김성수 관련 기념물들은 폐지 절차를 밟아왔다.

국가보훈처는 2018년 초 김성수의 생가와 동상 등 전국 5개 시설물에 대해 현충 시설 지정을 취소했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 서울캠퍼스와 전북 고창 새마을공원의 인촌 동상, 서울 종로구 계동에 있는 인촌의

숙소 터와 고택, 고창의 생가 등이다.

서울 성북구는 2018년 주민 동의를 받아 이듬해 '인촌로'의 도로명을 '고려대로'로 변경했고,

고창군도 부안면 '인촌로'의 도로명 개명과 새마을공원 내 동상 철거를 추진하고 있다.

인촌은 보성전문학교를 인수하고 모금 운동을 벌여 고려대를 설립하고 동아일보를 창간한 인물이지만,

징병과 학병 참가를 찬양하는 등 친일행위 사실 역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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