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 구포초등학교 구성원들이 모교 출신 독립운동가 윤현진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흉상을 교정에 세웠다.
윤현진 흉상 건립추진위원회는 지난 27일 구포초등학교에서 '구포 독립운동가 윤현진 흉상 제막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전재수 국회의원과 정명희 부산북구청장,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김원웅 광복회장, 윤 선생의 손녀인 윤정 유족대표와 학생, 학부모 등이 참석했다.
구포초등(당시 구포사립구명학교) 1회 졸업생인 윤현진 선생은 1906년 일본 동경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중 조선유학생학우회를 조직하는 등 항일 투쟁에 참여했다. 졸업 후에는 귀국해 백산 안희제 선생과 독립운동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한 백산상회의 전무로 활동했다.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재무차장을 지냈으며, 1921년 김구 선생과 함께 의용단을 만들어 활동하다 만 29세의 젊은 나이로 중국 상하이에서 과로사로 순국했다.
구포초등 학부모회는 윤 선생의 순국 100주년인 올해 흉상을 건립하기 위해 지난해 '윤현진 흉상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학부모들은 윤 선생의 캐리커처가 들어간 물통과 우산, 배지 등을 제작해 판매해 건립 비용을 모았다.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서경 작가도 재능기부 차원에서 참여했다. 구포초등은 이외에도 학교 내 일제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교목을 바꾸고, 교가를 바꾸는 등의 활동들을 펼쳐왔다.
이날 참석한 김석준 교육감은 축사를 통해 "이 흉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구포초등학교 구성원과 학부모님들이 모범적인 사례를 널리 알리고, 각급 학교 내 일제 잔재를 지속적으로 청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원웅 광복회장도 "구포초등은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해 학교 안의 친일 잔재를 없애겠다고 나선 최초의 초등학교"라면서 "전국 곳곳에 구포초등과 같은 곳이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