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4월 전두환 보안사령관 겸 중앙정보부장 서리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중앙정보부 간부들.오른쪽부터 이종찬 총무국장, 김만기 감찰실장, 김성진 기획조정실장, 김영선 2차장, 서정화 1차장.(사단법인 운암김성숙선생 기념사업회 제공) 2019.4.29/뉴스1ⓒ News1
항일 독립운동가 후손과 선양단체들이 '전두환 부역 논란'을 빚은 이종찬 전 국정원장의 광복회장 출마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단법인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 등 14개 선양단체는 29일 성명을 통해 "이종찬은 광복회장 출마를 철회하고 전두환 독재정권 부역자 행위를 대국민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전두환의 국가보위입법회의부터 광주 학살 이후 민정당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해 사무총장 등 요직을 거치며 창당 주역임을 자랑으로 사는 사람이 자신의 과거 행적에 대한 반성과 사죄 없이 광복회장 선거에 출마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자주독립과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광복회장 후보로 등록한 이종찬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1980년 쿠데타로 등장한 전두환 독재정권에 합류했다'고 한다"며 "이는 마치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이 늘어놓는 변명과 흡사하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또 "이 후보는 전두환에게 '정권의 정당성을 담보하려면 독립운동 세력을 기초로 해야 한다'고 충언했고 바로 승낙을 받아냈다"며 "이는 자신이 언론에 인터뷰한 내용"이라고 근거를 제시했다.
이들은 "그래서 전 광복회장 출신인 독립운동가 유석현 선생을 설득해 민정당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세우고 독립운동가를 기반으로 세운 정당이라며 정당의 정통성을 억지로 찾으려 했다"며 "이런 사실만으로도 전두환 독재정권의 부역임을 고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종찬의 광복회장 출마에 독립운동가 후손, 선양단체 임·직원, 회원들은 참으로 개탄스럽게 생각한다"며 "지금이라도 전두환 독재정권에 합류했던 자신의 잘못에 대해 속죄하고 만인에게 사죄하며 광복회장 출마를 포기하는 사퇴 선언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시절 전두환 쿠데타 세력에 합류해 부역한 죄과에 대해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자신이 역사의 준엄한 심판 대상자임을 인지하라"며 "이종찬은 3·1운동 100주년 서울시기념사업 위원장과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 직책을 내려놓고 자숙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이 전 원장은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로 육군사관학교를 16기로 졸업하고 군인으로 복무하다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에서 중앙정보부에 근무했다.
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중앙정보부 기획조정실장과 국가보위입법회의 의원을 지낸 후 민주정의당과 민주자유당에서 활동했고 김대중 정부 인수위원장, 안기부장, 초대 국정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 전 원장은 최근 광복회를 국가원로그룹의 중심으로 키우겠다며 광복회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광복회는 다음 달 8일 광복회관 3층 대강당에서 총회를 열어 회장을 선출한다.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nofate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