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단연 성명서 통해 "정부는 국민 믿고 의연하면서 강력 대처하라"
아베 신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 조치로 연일 서울 종로구의 일본 대사관 주변에서는 ’아베 규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낮 최고 체감온도가 40도가 넘는 23일 오후 3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 회원 50여명은 서울 종로구 구 일본 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찾아 ”일본 총리 아베는 경제보복 철회하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제2의 항일독입운동!” 등을 외치며 일본 정부의 무역보복 조치를 규탄했다.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회원들이 23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 대사관 앞 평화이 소녀상 인근에서 일본 정부를 상대로 강제징용 사죄를 촉구하고 경제보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오후 2시부터 집회를 준비한 항단연 회원들은 하나둘 독립투사의 사진을 들고 구 일본 대사관을 향해 모였다.
이들은 가슴에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김원봉, 김상옥 의사 등의 사진을 품은 채 규탄 집회를 진행했다.
항단연 회장을 맡고 있는 함세웅 신부는 “올해 3·1혁명 100주년을 맞는 해에 그 뜻을 후손들이 잘 되새겨라 하는 의미에서 아베가 남북 8000만 모두를 깨우쳐주는, 무리한 일을 저지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회적으로 아베 일본 총리를 비판했다.
향단연은 이 자리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경제보복 조치의 발단은 일제 강점기 시절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서 비롯됐다”며 “한 국가의 사법부 판결에 대한 다른 국가 행정부가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외무성의 내부 문서에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은 체결 당시부터 ‘협정 체결 후에도 개인 청구권은 유호하다’는 판단이 있었음이 확인됐다”며 ”일본 정부가 인정한 공식 문서를 증거로 채택된다면 일본의 패소가 뻔한데 국제적 망신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내부가 혼란할 때마다 해외로 눈길 돌려 민심을 다잡는 전술을 펼친 바 있다”며 ”경제전쟁 끝에는 이익은커녕 자국민의 경제 파탄만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을 믿고 민족의 자긍심을 짓밟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의연하면서 강력한 대처를 당부한다”며 ”일본 정부는 경제보복 카드를 접어두고 한국과 일본 국민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상생 카드를 뽑아 들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일본 대사관 측에 항의문을 전달하려 했지만, 대사관 측의 거부로 입구에서 제지당했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