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출신 임명 안돼" vs "호국가치 폄훼 말라"
김원웅 광복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광복절을 목전에 두고 독립 관련 보훈단체들과 안보 관련 보훈단체들이 박삼득 신임 보훈처장 내정자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4개 독립운동기념사업회 연합체인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이하 항단연)은 16일 공식 취임하는 박 내정자에 대한 사실상의 '보이콧'에 돌입했다.
지금까지의 보훈정책이 군 위주로 이뤄져 왔는데 또 다시 군 출신 인사를 보훈처장에 임명하면 군 위주의 보훈정책 시대로 돌아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항단연 회장인 함세웅 신부와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초청 독립유공자 오찬에 참석해 '조선의열단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명의로 박 내정자 임명 철회를 요청하는 서한을 청와대 측에 전달했다. 김 회장과 함 신부는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상이군경회 등 안보 관련 4개 보훈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덕남 대한민국상이군경회장 [국가보훈처 제공]
상이군경회, 전몰군경유족회, 전몰군경미망인회, 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는 14일 성명에서 "독립운동가 단체 관계자들이 박 내정자가 군 출신 인사라는 이유 하나로 청와대에 임명 철회를 요청했다"며 "나라를 지켜냈고 영원히 지켜나가야 할 호국의 가치를 폄훼하는 처사는 용납돼서도 (안 되고), 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보훈정책은 '호국' '독립' '민주'의 가치를 아우르고 균형적으로 추진돼야 하며 그 가치는 어느 것 하나 경시돼서는 안 된다"며 "6·25전쟁 당시 구국의 영웅이셨던 백선엽 장군을 친일매국으로 몰아갔던 (김원웅) 광복회장의 편협한 처사 또한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보훈 당국 안팎에서는 양측의 이번 갈등이 최근 '약산 김원봉 서훈 논란'과 '백선엽 대장 친일행적 논란'을 두고 독립, 안보 관련 보훈단체 간 전개된 과거사 공방전과 잇닿아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향군인회(향군)는 지난 6월 20일 김원웅 광복회장이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친일 의혹' 등을 거론했다는 이유 등으로 광복회관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었고, 이에 맞서 항단연은 지난달 3일 향군 사무실 앞에서 맞불집회를 열고 '향군해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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