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봉(竹峰) 김태원 의병장 동상. [김갑제 광복회 광주전남지부장 제공]
[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것도 하나의 의병 정신이다.”
항일 투쟁을 이끌던 의병장의 자손으로 9년째 광복회 광주전남지부를 이끄는 김갑제 지부장. 그는 최근 일본 상품 불매운동에 대해 “의병 정신과 마찬가지”라고 역설했다.
김 지부장은 호남 일대에서 활약한 의병장 죽봉(竹峰) 김태원의 손자다. 죽봉은 11살 터울의 동생 김율과 함께 일제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형제는 호남 지방 의병들이 모인 ‘호남창의회맹소’에 합류해 선봉장을 맡아 크고 작은 전투에서 승전보를 썼다. 1908년엔 일본군 요시다 광주수비대를 격파하기도 했다.
세 차례에 걸친 토벌에 1908년 3월, 동생인 김율이 일본군에 먼저 체포됐다. 죽봉은 한 달 뒤 일본군의 총탄에 전사했다. 형의 시신을 확인한 김율은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킨 뒤 그 자리에서 총살 당했다. 이후 가족들은 일제에 의해 핍박을 받았다.
두 형제 의병장은 그 공로를 인정 받아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에 추서됐다. 광주 농성교차로에서 광천동을 지나 운암고가까지 이어지는 도로는 김태원 의병장의 호를 따 ‘죽봉대로’라고 불린다.
김 지부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친일 청산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를 놓쳐버리면 영원히 속국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며 “경제 제재로 어려움이 있더라도 함께 견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가가 국민을 지켜주지 못할 때 대신 싸운 사람이 바로 의병”이라며 “총칼을 들지 않더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것도 하나의 의병 정신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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