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는 조선 총독, 보상금은 관리 자금”
“독립운동은 아직 끝나지 않아”
“우리 안의 친일 ‘밀정’도 여전”
“민족의식도 호남이 구심점역할”
광주 은암미술관에서 열린 장준하 서거 44주기 추모 판화전을 방문한 장 선생의 장남 장호권(오른쪽) 장준하기념사업회 회장이 이동환(왼쪽) 작가가 작업 중인 장준하 선생 대형 판화를 들고 있다.
광주 은암미술관에서 열린 장준하 서거 44주기 추모 판화전을 방문한 장 선생의 장남 장호권(오른쪽) 장준하기념사업회 회장이 이동환(왼쪽) 작가가 작업 중인 장준하 선생 대형 판화를 바라보고 있다.
“한일간 굴욕적 외교는 일방적으로 일본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았고 박정희는 일본의 총독 노릇을 한 것이며 한일 협정 보상금은 새 총독에게 준 관리 자금이었습니다. 임시정부 내에도 있던 친일 밀정의 존재는 우익으로 탈바꿈해 현재는 가짜보수를 자처합니다. 그들이 버젓이 생존하게 한 것이 작금의 적폐 시스템이고 이를 청산해야 합니다.”
광복군 출신의 독립운동가이자 민주운동가인 고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70) 장준하기념사업회 회장 (광복회 서울시지부장)이 광주를 찾아 현재의 한일 관계에 대한 지적을 내놓았다.
장 회장은 지난 23일 광주 동구 은암미술관에서 열린 이동환 작가의 장준하 서거 44주기 추모 판화전 ‘가슴에 품은 돌베게 전’ 관람차 광주를 찾았다.
이날 장 회장은 판화전을 관람한 후 “독립운동가, 그리고 민주화인사로서의 장준하 선생의 여정이 잘 다뤄져 있다”며 “이같은 작품이 광주에서 나온 것에 또한 깊은 감사를 느낀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일본이 지속적으로 식민지배 책임을 부인하는 데에는 잘못된 과거사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장 회장은 “과거 한일협정 당시의 굴욕적인 외교는 일방적으로 일본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았다”며 “당시 정부는 일제를 위해 존재하는 일제 괴뢰정부였다. 협정으로 지급된 후원금과 차관은 새 총독을 위한 정치자금이자 관리 자금이었다”고 강조했다.
친일 인사들이 현재도 밀정 노릇을 하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장 회장은 “임시 정부를 비롯해 독립군 내부에도 영화처럼 수 많은 밀정이 있었다”며 “해방후 광복군 출신이라고 거들먹거리며 우익으로 탈바꿈한 이들에 대해 아버지는 ‘광복군 모자로 바꿔썼다’고 표현할 만큼 심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 군정하에서 그들은 우익으로 변화했고 이들은 가짜보수라는 이름으로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며 “그들이 자신들의 생존과 기득권을 위해 민족진영 독립운동가들을 제거하고자 만든 적폐 시스템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국민들에게 비정상을 정상으로 생각하도록 한 시스템과 운영하는 이들을 퇴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광주에 대해 장 회장은 “광주는 굉장히 가까운 지역이다. 정치적인 것을 떠나 호남 정신과 민족 의식, 열린 토론분위기가 있다”면서 “호남이 분열되면 안된다. 아직까지도 호남을 믿고 호남이 구심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장 회장이 은암미술관에서 관람한 ‘가슴에 품은 돌베게 전’은 고 장준하 선생의 책 ‘돌베게’를 판화로 구현했다.
장준하 선생이 일본학도병으로 중국에 징집됐다가 탈출, 임시정부가 있던 충칭까지 7개월간 2천500㎞를 걸었던 일화부터 김구 주석과의 만남, 박정희에 대한 항거, 그리고 의문사로 사망한 마지막 날까지를 200여장의 판화에 담았다. 전시는 다음달 2일까지 진행된다.
장 회장은 또 이날 고 장준하 선생과 광복군에서 활동한 광복군, 그리고 생전 부친과 박정희에 맞섰던 홍남순 변호사의 자손들과 만나기도 했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