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혜·신채호 부부를 통해 본 여성 항일독립운동
【서울=뉴시스】박자혜(왼쪽)와 신채호의 모습.(사진=국가보훈처 제공)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올해 의열단 100주년을 맞아 여성 의열단원을 비롯한 항일 여성 독립운동가와 부부독립운동가의 삶을 돌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의열단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는 16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항일여성, 부부독립운동가의 사랑과 투쟁'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부부 독립운동가로 활동한 박자혜 선생과 단재 신채호 선생의 지난 100년을 재조명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박자혜 선생의 삶을 중심으로 박자혜·신채호 부부 독립운동가의 삶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조명했다.
박자혜 선생은 독립운동가로 어린 시절 아기 나인으로 입궁했다가 1910년 경술국치 이후 궁궐에서 나와 근대교육을 받고 총독부의원의 간호사가 됐다.
3·1운동 당시 일제경찰과 군인들에 의해 부상입을 조선인들을 간호한 것이 계기가 돼 독립운동을 결심했다.
선생은 간호사들의 독립운동단체인 '간우회'를 설립해 독립만세운동에 참가했고 이후 중국으로 망명, 단재 신채호 선생을 만나 결혼했다.
선생은 "조선의 아이를 이역에서 키우고 싶지 않다"며 결혼 후 생계와 양육 문제를 홀로 해결하면서 남편의 독립활동과 의열단 활동을 후방에서 지원했다.
【서울=뉴시스】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2019.10.16. (사진=의열단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photo@newsis.com
특히 선생은 의열단원이었던 나석주 의사가 1926년 12월 서울에서 수탈기관인 조선식산은행과 척식주식회사에 폭탄을 던질 때 위치를 알려주고 그를 은신시켰다. 황해도 출신인 나석주 의사가 서울 지리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독립운동가이자 독립운동가의 아내로서 인생을 바쳐온 박자혜의 공훈을 기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또 '간우회' 회원을 모아 만세운동을 주도하고 독립운동에 기여한 공을 높이 사 국가보훈처가 지난 2009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하기도 했다.
김 전 관장은 "박자혜 선생은 3·1혁명 당시 간호원과 의사들을 독립시위에 동원하고 앞장섰던, 참으로 야무지고 기걸찬 신여성이었다"고 평가했다.
추진위는 이날 세미나에 이어 오는 22일 오전 11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의열단 100주년 기념 한·중·일 국제학술대회 '무장투쟁과 한·중 연대'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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