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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불교신문] 3.1운동 주도 태허스님...임시정부 국무위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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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5-06 10:53 조회6,74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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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운암 김성숙
조계사서 치러진 장례까지
71년 일대기 다룬 '평전'

“민주화와 항일운동
독립운동사 연구초석“

“나는 이 몸을 나라에 바쳤으니 나라를 위해서 희생할 수만 있다면 나는 나의 할 일을 다 한 것이다.”(1964년 2월13일 운암 김성숙 선생 일기 중에서)

1919년 3.1운동 당시 봉선사 스님 신분으로 만세 운동을 주도해 서대문 형무소에서 2년간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운암(雲巖) 김성숙(金星淑, 1898~1969) 선생. 불교계에서는 태허스님으로 잘 알려져 있고, 스님 출신으로 유일하게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역임한 운암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평전 <운암 김성숙>이 출간돼 주목된다.

국가보훈처 산하 선양단체인 사단법인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회장 민성진)가 펴낸 이 책은 독립운동사 및 친일반민족사 연구가로 대한매일신보(현 서울신문) 주필을 거쳐 성균관대에서 정치문화론을 가르친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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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운암 선생의 출생, 양평 용문사 출가, 항일운동, 의열단 활동, 두쥔훼이와 사랑과 결혼, 임시정부 시절과 이승만 폭정의 항거, 4.19 혁명과 5.16 쿠데타 시절 및 병고와 서거까지 일대기로 다루고 있다. 특히 운암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최초의 평전으로 시간 순으로 이루어진 실화들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돼 눈길을 끈다. 여기에 최초 발견 자료인 운암 선생의 필체로 쓰인 조선민족해방동맹 기관지 ‘신조선’ 제5호와 수형기록표도 같이 소개했다.

1989년 평안북도 철산군 태생인 운암 선생은 10대 때 용문사에서 출가했다. 이후 1918년부터 남양주 봉선사로 옮겨가 월초스님 문하에서 수학했다. 그곳에서 민족대표 33인이었던 손병희, 만해스님 등과 인연을 맺고 독립운동에 가담하게 된다. 1919년 3.1운동 당시 운암 선생은 봉선사 스님들과 함께 양주, 포천지역에서 독립선언서를 배포하다 체포돼 서대문형무소에서 2년간 옥고를 치렀다. 출옥 후 본격적으로 사회주의운동에 가담한 그는 조선노동공제회와 조선무산자동맹회 등에 참여했다. 일제의 감시가 심해지자 1923년 초 중국 베이징으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베이징민국대학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사회주의를 공부한다. 한편으로는 불교유학생회를 조직하고, 불교유학생회 소속 사회주의계열의 학생들과 고려유학생회를 결성해 비밀결사 활동을 주도했다.

하지만 중국의 사회주의 혁명이후, 그는 칩거에 든다. 중국혁명이 한국의 독립으로 이어질 것이란 희망으로 중국의 사회주의에 앞장섰지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929년 중국인 두준훼이와 결혼한 이후 문학 창작 및 이론비평 활동을 전개했다. 운암이 항일민족운동 진영으로 돌아온 것은 1935년이다. 상해에서 조선민족해방동맹을 조직하고 중국에서 한국독립을 위해 뛰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에 합류한 그는 1944년 임시정부 국무위원으로 선임됐다. 광복 후에는 임시정부를 대표해 비상국민대표회의에 참석했다. 하지만 이내 신탁통치의 회오리에 휘말렸다. 신탁을 두고 친소반미, 친미반소의 좌우대립이 극심해지면서, 좌우대립을 지양하고 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묻히고 말았다. 이른바 혁신계 인사로 불렸던 그는 1961년 5.16 쿠데타와 함께 구속돼 9개월간 형량을 살았다. 석방된 그는 신한당 정무위원을 거쳐 재야통합야당인 신민당 운영위원과 지도위원으로 활동하다 1969년 4월12일 서울 구의동 소재 ‘피우정(避雨亭)’이라 이름 붙여진 11평짜리 집에서 별세했다.

장례는 조계사에서 사회장으로 치러졌으며, 유해는 파주군 묘소에 묻혔다. 혁신인사로 낙인찍혀 옥고를 겪으면서 독립운동에 대한 그의 공훈은 인정받지 못했다. 결국 운암 선생이 세상을 떠난지 13년 만인 1982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수여됐다. 그의 유해는 2004년에야 비로소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민성진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장은 “이 평전의 발간으로 스님 출신으로 유일하게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역임하신 태허스님(운암 김성숙)의 민주화 운동, 항일운동과 중국관련 독립운동사 연구에 초석이 될 것”이라며 “평전은 기념사업회를 통해 전국의 국공립 도서관, 각 대학 및 사학과, 독립운동 연구자들에게 증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교신문 허정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