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보도자료

[연합뉴스] 여름마다 수난 헤이그 특사 유허비 '지킴이' 한인봉사단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6-29 11:20 조회8,286회

본문

농어촌공사 극동 영농지원센터 중심, 청소 봉사활동 벌여

현지 고려인 민족문화자치회, 유허비 침수 문제 논의할 듯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28일 오후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라즈돌나야강(수이푼·솔빈) 인근에 세워진 보재(溥齋) 이상설(1870∼1917) 선생의

유허비 주변이 예초기 돌아가는 소리로 뒤덮였다.


이상설 선생은 헤이그 특사 중 한명이자 러시아 연해주를 중심으로 활동한 독립운동가다.


한국농어촌공사 러시아 극동 영농지원센터의 정희익(59) 센터장이 예초기를 맸고

그 뒤에서 영농지원센터 정세영(58) 실장과 현지 농업기업인 바리의 꿈 김현동(58)

대표이사가 쓰레기 정리를 도왔다.


이들은 한 조를 이뤄 40분에 걸쳐 유허비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 가지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영농지원센터 직원들과 한국 영농기업들은 이렇듯 매주 주말이면 30∼40분씩 유허비를

찾아 청소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영농지원센터와 한국영농기업들이 유허비 청소 활동에 나서기 시작한 계기는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 센터장은 "유허비를 관리하는 주체가 없기에 2014년 설립된 영농센터가 중심이 돼

청소를 시작한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됐다"며 "우수리스크 주변에 있는 우리

영농기업들 역시 시간이 될 때마다 유허비 정비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등 많은 힘을

보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성껏 유허비를 돌보는 정 센터장이 가장 많이 염려하는 시기는 매년 여름철이다.


매년 여름이면 라즈돌나야강은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허비를 집어삼킨다.


27c0993d25e14943fdedf6f1504db65b_1593397136_3.png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선생의 유허비는 폭 1m에 2.5m 높이로 꽤 높이가 큰 편이지만

폭우 탓에 강물이 불어나면 어김없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강물이 빠져나간 뒤 유허비 주변은 떠밀려온 각종 나뭇가지와 쓰레기 등으로 몸살을 앓는다.


이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 센터장은 오는 31일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와 함께

주변 정리를 하고 올여름 유허비가 침수되지 않도록 주변 환경 개선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이상설 선생은 1907년 이준, 이위종 선생과 함께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고종

밀사로 참석해 조선 독립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이후 활발하게 중국과 러시아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다.


1917년 순국한 그는 임종 전 "조국 광복을 이룩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니 어찌

고혼(孤魂)인들 조국에 돌아갈 수 있으랴"라며 "내 몸과 유품, 유고는 모두 불태워 강물에

흘려보내고 제사도 지내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조국 광복을 이루지 못한 한을 품고 눈을 감은 그의 유해는 재가 돼 라즈돌나야강 강에

뿌려졌다.


이를 기리기 위해 광복회와 고려학술재단은 2001년 10월 18일 선생의 유골이 뿌려진

강변에 유허비를 세웠다.


27c0993d25e14943fdedf6f1504db65b_1593397161_45.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