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여성독립운동가 유족 초청 현지관람 진행
임시정부 참여와 미주지역 독립자금 모집의 주역 이화숙(1893~1978),
중국내 여성독립운동 단체 통합의 주역 연미당(1908~1981), 전투와
정보 공작에 두루 능한 여자 광복군 신정숙(1910~1997), 조선 노동자
들의 항일의식을 깨운 선각자 박재복(1918~1998), 임시정부 안살림을
꾸려나간 어머니 오건해(1894~1963), 독립운동 명문가의 혈통을 이은
전사 신순호(1922~2009) 등.
일제 강점기, 불꽃 같은 삶을 살았던 자랑스러운 충북 여성독립운동가
들의 유족들이 충북도를 찾았다.
도는 5일 충북미래여성플라자에서 여성독립운동가의 유족들과 관계자
들을 초청해 ‘충북 여성독립운동가 전시실’의 현지관람을 진행했다.
앞서 도는 3일 ‘충북독립운동가 전시실’의 온라인 개소식을 열었다.
충북미래여성플라자 1층에 104㎡ 규모로 마련된 ‘충북 여성독립운동가
전시실’은 충북을 본적으로 하거나 충북과 연고(출생지, 부모·남편 출생지,
남편 본적 등)가 있는 여성독립운동가 박재복·신순호·어윤희·오건해·윤희순·
임수명·연미당·박자혜·신정숙·이화숙 지사 등 10명의 흉상이 설치된 곳이다.
이날 참석한 유족 30여명은 전시실 현장에서 선열과 마주하고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유족들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약 1년여의 동상 제작 기간 동안 의견을
나누고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함께 자료를 수집하고 직접 모델을 서기도 하는 등 흉상 제작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복 지사의 증손 이승현(세종 고운중 3)군은 “어른들께 말로만 전해 듣던
할머니를 흉상으로 마주하니 뭔가 뭉클하고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건해 지사의 외손녀이자 신순해 지사의 딸인 박천민(65·경기도 분당)씨는
“할머니는 유관순 열사와 3.1운동 1주년 기념투쟁을 하셨고, 어머니는 대한
민국임시정부를 위해 일하셨다”며 “두 분은 모두 돌아가셨지만 많은 후손들이
잊지 않고 이곳을 찾아주는 것을 기뻐하실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전시실 현지관람은 10개월이라는 긴 기간 동안 홀로 10명의 흉상을 제작한
조각가 정창훈(65) 작가가 맡았다.
정 작가는 “실제 인물의 1.2배 크게 제작했고 스케치부터 밀랍 작업까지 공을
많이 들여 만들었다”며 “작품을 만들면서 자료가 부족해 애를 먹기도 했으나
유족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완성하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성일홍 충북도 경제부지사, 이숙애 충북도의회 의원, 장기영 광복
회충북도지부장 등 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