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논란에 "이장이라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강민경 기자 = 김원웅 광복회장이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반민족 인사를 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여당 의원이 이에 동조하는 발언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인권연대와 공동 주최한 '국립묘지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세미나에서 "파묘라고 하니 정서적으로 센 데, 이장이라고 하면 어렵지 않다"며 "국립묘지는 헌법 전문이 강제한 기준에 부합하게 관리해야 하며, 선택과 배제의 기준이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훈처는 백선엽 장군에 대해서 충분히 여유를 갖고 안장이 가능한지 봐야하는데 심각하게 직무 유기를 하고 있다"며 "내가 볼 땐 실정법상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을 거쳐 광주 광산구청장을 연임한 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사회정책 비서관을 지냈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하상복 목포대 정치언론홍보학과 교수는 "현재 국립묘지에는 반민족주의자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애국자와 함께 잠들어 있다는 점에서 비논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프랑스에는 공적 인물이 사망하면 국립묘지 안장 여부 결정을 10년 유예하는 전통이 있다"며 "우리는 실정법 기준만을 따를 뿐 안장이 가져올 정치 사회적 대립과 갈등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전진성 부산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파묘까지는 아니더라도 개방적인 민간 심사기구를 통해 엄중한 조사와 논의를 거쳐 안장을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승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규모 국립묘지를 조성하지 않는 대신 독일처럼 망자의 이름을 새긴 각명비 형태로 전환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며 "미국이 불명예묘지를 조성한 것처럼 묘지에 공과를 충실히 기록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