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산학협력단, 학내 일제 잔재 연구 중간보고
친일 음악가들이 만든 교가에 국화·향나무도 버젓이
욱일기 문양의 교표, 친일 음악가가 만든 교가 등 제주 학교 곳곳에 여전히 일제의
흔적이 남아 있어 청산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제주도교육청 일제강점기 식민잔재 청산 연구용역'을
수행 중인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최근 도내 학교 내 유·무형 일제 잔재에 대한
1차조사를 마쳤다.
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 도내 4개 초등학교는 옛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바탕으로 도안된 교표를 사용하고 있다.
교표 한가운데 태양을 상징하는 원이 있고, 그 원에서 빛이 사방으로 펼쳐지는 형상
이다.
이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무궁화나 과거 일제강점기 군 관련 배지에서 자주 사용된
월계수 등과 함께 결합돼 있다.
또 조선총독부 초대 통감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1909년 식민통치를 알리며
우리나라에 심었던 가이스카 향나무를 교목으로 지정한 학교도 35곳(초 18·중 11·
고 6)에 달했다.
일본 황실을 상징하는 국화나 일제강점기 일본이 들여온 영산홍을 교화로 지정한
학교 역시 각각 8곳(초등), 13곳(초 10·중 2·고 1)으로 파악됐다.
이 뿐 아니라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작사가 김기진·이원수,
작곡가 이홍렬이 만든 교가를 아직도 부르고 있는 학교도 3곳(초 2·고 1)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의 '친일반민족행위 결정 현황' 등에
이름을 올린 도내 교장도 현재까지 3명으로 집계됐다.
제주대 산학협력단은 10월까지 현장조사와 공청회, 자문회의 등을 마치고 11월
초 최종보고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연구용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 지침을 도내 각급 학교에
권고할 예정"이라며 "일제 잔재에 대한 청산작업은 학내 공론화를 거쳐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오미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