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해풍 25∼27일 부산 북구문화예술회관 '진심' 공연
부산경찰서 폭파 전 안희제 선생과 만나는 설정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100년 전 일제 강점기 부산경찰서에 폭탄을 던진
박재혁 의사와 독립운동 단체에 활동 자금을 지원한 백산 안희제 선생의 항일정신을
기리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부산 지역 극단 해풍은 연극 '진심'을 25∼27일 북구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한다고
23일 밝혔다.
올해가 박 의사의 부산경찰서 폭파 의거 100주년이어서 이번 무대의 의미는 더욱
뜻깊다.
1920년 9월 14일.
의열단 단원이었던 젊은 청년 박재혁은 부산경찰서에서 독립운동을 탄압하던
하시모토 서장에게 일제의 조선 침탈을 꾸짖고 폭탄을 터뜨렸다.
그는 일제에 검거된 뒤 수감 중 혹독한 고문 속에서도 "왜놈 손에 죽기 싫어
아무것도 먹지 않겠다"며 긴 단식을 벌인 끝에 사형 집행 전인 1921년 5월 11일
옥에서 순국했다. 그 때 박 의사의 나이는 27세였다.
박 의사 의거는 3·1운동 후 일제 탄압으로 침체한 독립운동에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이후 전국에서 일어난 무장투쟁의 출발점이었다.
극은 박 의사가 거사를 앞두고 백산상회를 찾아가 안희제 선생을 만난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두 사람이 만났다는 역사적 사실은 없지만, 부산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독립운동가
2명이 서로의 존재를 알았을 것이라는 극적 상상력을 발휘했다.
두 사람의 조우로 연극은 자연스럽게 부산 출신 두 독립운동가 삶과 항일정신을
조명한다.
백산 선생은 독립운동을 위한 경제적 지원의 중요성을 깨달아 1914년 백산상회
(현 중구 동광동)를 설립했다.
백산상회는 대한민국 상해 임시정부와 국내외 독립운동 단체에 활동 자금을 대거
지원한 곳으로 이후 백산무역주식회사로 확대됐다.
독립운동가 간의 연계와 연락망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여 국내 항일 독립운동
거점으로 활용됐다.
연극은 두 독립운동가뿐만 아니라 구포 청년 '손진석'이라는 인물을 통해 흔적을
남기지 못한 부산의 독립운동가들도 함께 기린다.
관람은 코로나 방역 준칙에 따라 거리두기 좌석제로 운영한다.
ljm70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