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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닷컴]"친일 조선일보는 아직도 건재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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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항단연 작성일12-04-23 17:04 조회8,24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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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일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운암 김성숙선생 43주기 추모재.ⓒ2012 불교닷컴


태허 스님 43주기 추모재…"고난 속에서도 독립과 민족 삶 살핀 보살"

이혜조 기자 reporter@bulkyo21.com

서슬퍼런 일제강점기 승려로서의 존엄성과 육신의 안락을 버리고 항일독립운동에 투신하다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낸 뒤 옥고를 치르고 입적한 태허 스님(운암 김성숙)의 43주기 추모재는 여느해보다 엄숙했다.

12일 동작동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거행된 스님의 추모재에는 태허 스님의 후손, 조선의열단 후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부장 영담, 스님의 주석처였던 봉선사의 조실 월운, 주지 정수 그리고 전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영담 스님이 대독한 추도사에서 "평생 가난과 고난 속에서도 정의와 대중복리를 위해 사회악에 맞서 싸우신 것은 바로 파사현정의 정신을 실천한 선지식이었기에 가능했다"며 "태허 스님의 사상 속에는 불교의 자비, 화엄, 선 사상이 내재돼 있으며 그 속에는 원융의 사상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추도했다.

명진 스님은 "일신의 안위를 버리고 조국의 해방과 민족의 삶을 위해 평생을 바치고 좌우합작으로 평화를 기원했는데도 오늘날 일본은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강변하는 것은 대륙 침략의 야욕이 숨어 있다는 섬뜩함을 느낀다"며 "스님의 거룩한 삶과 희생 앞에 후배로서 부끄러워 머리 숙여 참회한다"며 울먹였다.

김원웅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 회장은 "일제 강점기 암흑의 세월 속에서 온갖 핍박과 억압에 굴하지 않고 나라를 되찾기 위해 일제에 맞서 싸운 운암 선생과 같은 순국선열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존재할 수 있었다"며 "친일동조 세력인 조선일보는 아직도 건재해 국민들의 시각을 흐리고 있는 현실을 통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세웅 신부는 "구도의 길을 걸어가던 스님께서 민족의 아픔을 몸소 체험하고 중생의 삶 속으로 뛰어든 것은 부처님과 같은 아름다운 큰 삶이다"며 "종교의 책무는 몸소 실천해 종교관 민족관 철학관을 지닌 시민 후계가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썩은 정치 현실을 우리가 나서서 바꾸도록 도와주소서"라고 기원했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민주당의 전신인 신민당을 창당해 운영위원으로 활동한 스님의 이력 때문인지 전날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의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추도사에 담았다.

내빈 추도사에 이어 월운 스님이 발간한 인본욕생격주해를 추모헌정했다. 이 책은 월운 스님이 6년동안 번역한 것으로 2세기 후한시대에 서역에서 중국으로 온 안세고 스님이 한역하고 도안 스님이 소를 쓴 불교고전이다.

무형문화재 일초 스님이 작법으로 추모의식을 하고 봉선사 합창단이 왕생극락의 노래, 무상게 등 2곡을 추모가로 바쳤다. 헌화와 분향에 이어 조총발사 묵념, 운암 김성속 선생 묘소참배 순으로 추모재는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