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친일파 김성수의 호를 따 인촌로를 부여했다는 것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훔친 것에 대해 교육기관으로서 자기정체성을 부정하는 실망스러운 행태임을 국가에 고발 한다”며 “이제 김성수에 대한 거짓과 위증을 걷어내고 학교구성원들에게 김성수의 반민족적 행위에 대해 사실을 전하는 것이 스스로 명예를 지키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성수의 친일 행위에 대해 객관적으로 비판하고 평가하는 것이 진실을 가르치는 대학 본래의 사명”이라며 “감추고 호도하는 어떤 위선으로도 그 진실을 덮어둘 수 없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연합회는 “현수막은 우리 단체의 재산이며 나라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모든 분들의 뜻이 담긴 소중한 정신”이라며 “현수막을 훔친 주범을 해직하고 고려대 측의 공개적인 사죄를 받아낼 때까지 공개적인 방법으로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날 연합회는 앞으로 인촌 김성수의 친일행적과 객관적인 평가를 도출하기 위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또 성북구 관내 30여 곳의 ‘인촌로’가 오는 8월15일 까지 폐지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활동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날 함세웅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1945년 해방 후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것은 우리 모두의 원죄”라며 “독립운동가 분들의 정신이 훼손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그분들의 뜻을 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함 신부는 “친일과 군사 독재 시절의 잘못을 청산하는 것이 곧 순국선열의 고귀한 뜻을 잇는 것”이라며 “이번 인촌로 도로명 폐기가 민족의 가치를 국민들에게 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원웅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장도 “이 문제는 단순히 현수막을 강탈한 것이 주된 사안이 아니라 그동안 고려대와 동아일보가 끊임없이 김성수를 민족문화 운동가로 미화한 것이 문제”라며 “앞으로 김성수와 관련된 재반 행적이 객관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인촌 김성수는 2009년에 발간된 <친일인명사전>에 게재된 인물이다. 친일인명사전에 따르면 김성수는 징병제 실시가 결정되자 1943년 매일신보에 ‘문약(文弱)의 고질(痼疾)을 버리고 상무 기풍을 조장하라’는 징병격려문을 기고하고, 보성전문학교의 학도지원병 지원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활동에 나서는 등 친일에 앞장섰다. 현재 친일행위자 결정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내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홍다영 기자 | hong12@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