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보도자료

[불교닷컴]친일파 군복이 문화재? “친일 면죄부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항단연 작성일13-08-14 11:26 조회8,661회

본문

 
 
 
친일파 군복이 문화재? “친일 면죄부다!”
 
항일독립운동가단체, 8일 이순신 동상 앞에서 문화재등록 반대 항의 시위
 
 
항일독립운동단체들이 친일인사들의 의복 유물에 대한 문화재 등록을 반대하며 퍼포먼스를 벌였다.

항일독립운동가단체들이 8일 오전 10시30분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친일반민족행위자’ 의복 유물에 대한 문화재 등록을 반대한다’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 등 8개 항일독립운동가단체들은 “지난 6월21일 문화재청이 의생활 분야에서 역사·문화적 가치가 크다는 이유로 ‘백선엽 군복’ ‘민철훈 대례복 일습’ ‘윤웅렬 일가 유물’ 등 11건 76점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며 “이들은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을 배반하고 친일행위를 저지른 자들로 이들의 물품이 문화재로 등록되는 것은 항일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모독이자 ‘문화유산헌장’의 기본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모순된 행위”라고 못 박았다.
또 “이들의 의복과 유물이 보존해야할 일말의 가치가 있더라도 현재의 소장처나 관련 박물관에서 잘 보존 관리 연구하면 될 것”이라며 “표면적 가치에만 주목해 문화재로 등록한다면 그들의 역사적 죄과를 희석시키고 심하게는 면죄부를 주는 구실로 악용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백선엽, 민철훈, 윤웅렬, 윤치호, 민복기는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친일파로 꼽힌다. 백선엽은 일제말 간도특설대 장교 출신으로 반민족행위자이자 전범이고, 민철훈은 일제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아 일제 식민통치에 협력해 조선 귀족 중 유일하게 4대까지 이어진 친일가문이다.

윤웅렬 역시 남작 작위를 받았다. 윤웅렬의 아들 윤치호는 한 때 독립운동에 가담했으나 변절해 ‘국방헌금’ ‘내선일체’ 찬양, ‘징병제’ 옹호 등으로 일제 식민통치와 전쟁동원정책에 앞장섰다. 민복기는 조선총독의 어용 자문기구인 중추원 부의장을 지낸 남작 민병석의 둘째 아들로 1975년 박정희정권이 조작한 ‘인혁당 사건’의 재판관이자 사법살인의 핵심 주역 중 한명이다.

김원웅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회장이 성명서를 낭독한 이후 일본군 복장을 한 실물크기의 백선엽 인형에 전범기를 둘러 거꾸로 드는 ‘문화재 등록 반대’ 퍼포먼스가 벌어졌다.

성 명 서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의복과 유물에 대한 문화재 등록을 반대한다
문화재청(청장 변영섭)은 지난 6월 21일 의생활 분야에서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크다는 이유로 ‘이도재 예복’, ‘민철훈 대례복 일습’, ‘박기준 대례복 일습’, ‘김선희 혼례복’, ‘윤웅렬 일가 유물’, ‘판사·검사·변호사 법복’ 그리고 ‘백선엽 군복’ 등 총 11건 76점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백선엽 군복’에 대해 문화재청은 ‘현대 군사복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는 여야 합의로 설치된 대통령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 의해 2009년 11월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되거나 같은 달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도 이름이 오른 백선엽, 민철훈, 윤웅렬, 윤치호, 민복기의 의복과 유물에 대한 문화재 등록을 반대한다.

백선엽은 일제강점기 일제의 꼭두각시 국가인 만주국 장교를 시작으로 악명높은 간도특설대 소속으로 항일세력과 직접 교전한 당사자이다. 1920년대부터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칠가살(七可殺) 중 하나로 ‘적의 관리(官吏)’를 명시하고 있으므로 당시 적국(敵國) 장교인 백선엽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민철훈은 일제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은 자로 조선 귀족들이 ‘천황의 성은에 감읍하고 사회의 모범이 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할 목적’으로 조직한 조선귀족회 이사를 역임하는 등 일제의 식민통치에 협력했다. 그의 집안은 아버지 민종묵 이후 민철훈-민규현-민태곤․민태균 형제까지 작위를 승계함으로써, 조선 귀족 중 유일하게 4대까지 이어진 친일 가문이다.

윤웅렬 역시 일제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은 자로 작위는 이어 받은 윤치호는 한 때 독립운동에 가담했으나 변절하여 ‘애국기’ 헌납 등 이른 바 ‘국방헌금’에 앞장섬은 물론 ‘내선일체’ 찬양, ‘징병제’ 옹호 등을 통해 조선 청년들의 독립정신 무마와 식민지 지배정책에 적극 앞장선 자이다.

민복기는 조선총독의 어용 자문기구인 중추원 부의장을 지낸 남작 민병석의 2남으로서, 경성지방법원 판사로서 항일독립운동을 전개하다 체포된 이초생, 남궁태, 이찬우, 문세현 등의 재판에 참여했으며 해방 후에는 독재정권의 고위직을 두루 거쳤으며 특히 1975년 4월 9일 박정희정권이 조작한 이른 바 ‘인혁당 사건’이 자행될 당시에는 재판관이자 대법원장으로서 이 사건의 핵심 ‘주역’ 중에 한명이기도 하다.

만일 문화재청이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을 배반하고 친일행위를 저지른 자들의 물품을 문화재로 등록한다면 이는 항일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모독이자 <문화유산헌장>의 기본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모순이다. <문화유산헌장>에는 “문화유산은 우리 겨레의 삶의 예지와 숨결이 깃들여 있는 소중한 보배이자 인류 문화의 자산이다. 유형의 문화재와 함께 무형의 문화재는 모두 민족 문화의 정수이며 그 기반이다.”라고 문화유산을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한 백선엽, 민철훈, 윤웅렬, 윤치호, 민복기의 의복들과 유물이 과연 ‘우리 겨레의 삶의 예지와 숨결이 깃들여 있는 소중한 보배이자 인류 문화의 자산’이며 ‘민족 문화의 정수이며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가.

백보를 양보하여 이들의 의복과 유물이 보존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면 현재의 소장처나 관련 박물관 등에서 잘 보존하고 관리하여 관련 연구 등에 활용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단지 그 의복과 유물에 대한 가치에만 주목하여 문화재로 등록한다면 자칫 관련 역사인물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가로막고 나아가 그들이 자행한 역사적 죄악을 희석시키고 심하게는 면죄부를 주는 구실로 악용되는 등 역사왜곡의 소지가 다분함을 경계하는 것이다.

친일독재세력의 부활이 노골화되고 있는 지금 문화재청과 관련 문화재위원들은 역사에 오점이 남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을 촉구한다.

끝으로 우리에 앞서 문화재청에 반대의견서를 제출한 김광진, 김기준, 김재연, 박지원, 부좌현, 배재정, 윤관석, 이원욱, 이학영, 정성호, 최민희, 한명숙, 한정애, 홍의락 의원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 더 많은 의원들이 친일청산과 역사정의 실현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한다.
2013년 8월 8일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매헌 윤봉길 월진회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보재이상설선생기념사업회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 차이석선생기념사업회 (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