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독립운동가단체들이 8일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의 의복과 유물을 문화재로 등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의복과 유물의 문화재 등록 여부는 오는 13일 결정된다.
'운암 김성숙 선생 기념사업회'와 '단재 신채호 선생 기념사업회' 등 항일·독립운동가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화재청의 결정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단체는 "지난 6월21일 문화재청이 백선엽, 민철훈, 윤응렬, 윤치호, 민복기씨 등의 의복과 유물 총 11건 76점을 의생활 분야에서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크다며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며 "친일행위자들의 물품이 문화재로 등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이들은 모두 2009년 11월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되거나 같은 달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오른 인물"이라며 "이들의 의복과 유물이 문화재로 등록되는 것은 항일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설령 유물을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더라도 현재의 소장처나 관련 박물관 등에서 잘 보존하면 문제가 없다"며 "표면적 가치만 주목해 문화재로 등록한다면 역사적 죄과에 면죄부를 주는 구실로 악용된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재청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백선엽씨 등의 의복과 유물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한 것은 사실"이라며 "등록 여부는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서 오는 13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