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전 대법관에 이어 문창극 후보자까지 인사청문회 자리에 앉기도 전에 후보 신분에서 낙마하는 ‘인사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불안감이 깊어지고 있다.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려는 친박 주류에서는 문 후보자의 직접 해명을 듣고 업무능력을 파악하기 전까지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내놓으면서 여권 내부에서 ‘사퇴론’이 고개들지 않도록 초·재선을 다독이는 분위기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 후보자에 대한 비판발언이 나오자 “총리 후보자에 대한 문제들은 비공개회의 때 말해 달라”고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말 몇 마디를 갖고 그의 삶을 재단하고 생각을 규정하려 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있는 그대로 보고 차분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초선 의원 6명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문 후보자의 즉각적인 자진사퇴를 촉구한다”면서 “인사검증에 실패한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이고 대대적인 손질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정문헌 의원은 “인사청문회 절차도 있겠지만 이를 통과하더라도 이런 역사 인식을 갖고 있다면 국정운영의 앞날에 걱정이 든다”면서 “안 후보자 검증도 실패했는데 인사검증시스템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비판했다. 구주류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人主以二目視一國, 一國以萬目視人主(한 나라의 군주는 두 개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하는데, 세상은 수 만개의 눈으로 군주를 바라본다)’라는 글을 올리고 박 대통령의 소통 부족을 지적했다. 상황이 이쯤되자 문 후보자는 이날 총리실을 통해 배포한 보도참고자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글들은 언론인 출신의 자유 기고가로서 쓴 것이고, 강연은 종교인으로서 교회 안에서 한 것이어서 일반인의 정서와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런 점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생긴 것은 유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앞으로 총리로 인준된다면, 공직자로서 균형되고 공정하게 국정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국회 청문회에서 이런 의지와 방향을 소상히 밝히겠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런 문 후보의 유감표명에 대해 되레 “오만불손하기 짝이 없는 태도”라고 비판하면서 즉각적인 총리 지명 철회 및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일본 극우 교과서보다 더 반역사적이고 반민족적 발언이다. 국민을 모독하고 국격을 조롱했다”며 “만일 이런 역사인식을 알고도 후보로 지명했다면 대통령의 역사인식과도 연결되는 문제고, 모르고 지명했다면 인사 추천·검증 시스템, 나아가 국가운영시스템의 심각한 장애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도 의원총회에서 “대통령께서 문 후보자의 입장에 동의하는 게 아니라면 인사권자 입장에서 더는 국민 마음에 상처주지 말고 인사를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