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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뉴스1]"'식민사관' 문창극 총리 지명, 국가적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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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항단연 작성일14-06-13 11:54 조회7,63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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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계 "극단적 반공식민사관 몸에 밴 사람"

"조선 격하 '이조' 표현…어디서 역사교육 받았나"

"극단적 학자는 될 수 있지만 나랏일 할 총리는 안돼"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일본으로부터 식민지배를 받은 것과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 민족을 비하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보도됐다.(KBS뉴스 캡처) © News1



(서울=뉴스1) 류보람 기자 = 일제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을 하나님의 뜻으로 규정하고 친일파의 행적을 옹호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과거 발언에 대해 역사학계가 크게 반발하며 분노하고 있다.


정연태 한국역사연구회 회장(가톨릭대 국사학과 교수)은 12일 뉴스1과 통화에서 "문 후보자의 발언은 하나님의 뜻을 빙자해 극단적 반공식민사관을 정당화한 발언"이라며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소위 뉴라이트보다 더 편향된 역사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헌법 전문에 쓰인 기본 정신도 부정하는 사람을 총리로 거론하는 자체가 국가의 수치"라며 "유영익 교수와 같은 뉴라이트 인사를 국사편찬위원회의 수장으로 임명하거나 교학사 교과서를 검정 채택한 최근 전적을 봤을 때 (문 후보의 지명은) 예고된 참사"라고 표현했다.


역사문제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정태헌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발언으로 미루어 문 후보자는 전형적인 식민사관이 DNA로 몸에 배어 있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국가와 역사의 정체성을 지키자는 게 보수 아니냐"며 "문 후보자는 보수를 자처하지만 사실상 기본이 흔들린 역사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람이 어떻게 대한민국 총리 후보자가 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시준 전 한국근현대사학회 회장(단국대 사학과 교수)은 문 후보자의 "너희들은 이조 500년 허송세월을 보낸 민족이다. 시련이 필요하다"는 발언에서 '이조(李朝)'라는 명칭을 사용한 부분을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조라는 말은 한일병합 후 일제가 조선왕조를 격하하기 위해 만들어 쓰던 명칭"이라며 "문 후보자가 일제시대 교육을 받을 만큼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닌데 어디서 역사교육을 어떻게 받았는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와 같은 발언은 1920년대 춘원 이광수가 발표한 '민족개조론'보다 더한 것"이라며 "당시 청년들이 동아일보사에 찾아가 모래를 뿌린 것보다 큰 사회적 저항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창극 국무총리 지명자가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들어서고 있다. © News1 정회성 기자



일선 교사들도 경악스럽다는 반응이다.


전국역사교사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육훈 독산고 교사는 "교사들을 비롯한 역사학계 전체가 경악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교사는 "한국인들이 기본적으로 게으르다는 등 사고방식은 주로 침략자들이 침략을 정당화할 때 쓰는 방식"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최소한도로 공유하는 역사인식의 틀마저 벗어난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일제 강점이 신의 뜻이고 그로 인해 우리가 발전했다는 문 후보자 발언에 따르자면 독립운동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헌법 전문으로 규정된 기본정신마저 부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 후보자가 만일 학자라면 하나의 극단적인 주장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겠지만 나라 전체의 일을 이끌어 갈 총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역사학계 단체인 역사정의실천연대도 이날 오후 1시 문 후보자의 집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자의 발언들은 일본 극우주의자들의 망언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라며 "이런 사람이 어떻게 총리가 될 수 있겠느냐"고 규탄한 바 있다.


이들은 "학계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크게 분노하고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와 역사정의실천연대 회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열린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친일·극우 발언 규탄 기자회견에서 총리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 News1 허경 기자


pade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