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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연합뉴스] "만공 스님의 '사자후' 독립운동으로 재평가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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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항단연 작성일16-09-09 13:04 조회12,66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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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교의 선(禪)을 중흥시키고 독립정신을 지켜 온 만공(滿空·1871∼1946)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재조명하는 세미나가 열린다.

덕숭총림 수덕사와 경허·만공선양회는 8일 충남 예산 수덕사에서 '일제하의 만공대선사 항일 사자후'를 주제로 제8회 만공대선사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1871년 태안에서 태어나 1883년 공주 동학사에서 출가한 만공 스님은 한국 불교의 수행전통을 지키기 위해 선학원을 설립하고 일제 식민불교정책에 항거했다.

이 자리에서 미나미 총독이 전임 데라우치 총독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으며 일본불교와 조선불교의 합병 당위성을 주장하자 만공 스님은 "총독 데라우치야말로 우리 조선불교를 망쳐놓은 사람"이라고 호통을 쳤다.

이어 스님은 데라우치 전 총독에 대해 "계율을 어기고 대처토록 한 장본인으로 무간지옥에 떨어져 고통을 받을 것"이라며 "정치와 종교는 분리되어야 한다. 정부가 불교를 간섭하지 않을 때 조선불교가 진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사자후(獅子吼)를 토했다. 이는 목숨을 내건 스님의 '할'(喝·깨달음을 전하기 위해 지르는 소리)이었다.

아울러 만공 스님이 만해 한용운 스님에게 독립자금도 지원했다는 구체적 증언들도 나오면서 만공 스님을 독립운동가로서 재조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은윤 전 금강불교신문 사장은 '만공의 선사상과 항일독립정신'이란 발제문에서 "만공 선사의 항일 독립정신과 투쟁이 역사에 묻힌 채 아직까지 독립유공 서훈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은 참으로 딱한 일이며 후손들의 역사 인식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만공의 항일 독립정신의 핵인 미나미 총독을 향한 할의 의미를 더 깊이 천착해 그 위력과 정신적 가치를 인정받는 날이 와야 한다"며 "우선은 정부 당국의 항일 독립운동 유공자 서훈 인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폭탄 투척·총기 저격·사형·투옥·고문 등과 같은 형이하학적, 육체적인 항일을 중심으로 하는 당국의 서훈 인정 기준이 이제는 형이상학적, 정신적 항일 독립운동을 발굴 선양하는 단계로 올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응섭 순천향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학술대회에는 김시명 순국선열 유족회장, 이덕진 문성대 교수, 김광식 동국대 교수, 하춘생 동국대 교수, 이동언 홍암나철선생선양회 연구실장 등의 발표가 이어진다.

또 운상선원 주지 혜월 스님, 불교신문사 사장 주경 스님, 이정은 3·1운동 기념사업회장 등이 토론자로 나선다.


김기훈 기자    kih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