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항일독립운동에 헌신한 중국인 여성 혁명가가 건국훈장을 받는다. 지금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논란으로 한중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가장 혹독했던 일제강점기에 양국간 연대를 주도하며 항일투쟁에 앞장선 공로가 인정됐다.
보훈처는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아 중국인 여성 두쥔훼이(杜君慧ㆍ1904∼1981) 선생을 포함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235명을 포상한다고 12일 밝혔다.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는 두진훼이 선생은 중국 광저우에서 항일 혁명운동을 하던 중 김성숙 선생을 만나 결혼하면서 부부가 함께 독립운동에 나섰다. 두 선생은 한중 양국이 힘을 합쳐 일제를 물리쳐야 한다는 신념으로 1942년 충칭에서 한중 문화협회 창설에 참여했고, 이듬해부터 대한민국 임시정부 외무부 요원으로 활동했다.
선생은 광복을 눈앞에 둔 1945년 7월 잡지 ‘독립’ 기고문에서 “나는 늘 조선 부녀들의 일을 나의 일로 생각하고, 어떻게 해야 우리 조선 부녀 동포들이 전 민족의 해방을 위해 공헌할 수 있을 것인가 늘 생각하고 있다”며 독립의 염원을 토로하면서 ‘조선의 딸’을 자처했다. 보훈처는 “두 선생의 활동은 항일 여성운동 분야에서 국적을 초월해 일제 침략을 타도하려는 한중 연합투쟁의 모범적인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제2차 세계대전과 6ㆍ25 전쟁에 미군으로 참전해 맹활약한 전쟁영웅 김영옥 대령의 아버지 김순권(1886∼1941) 선생은 대통령표창을 받는다. 김 선생은 10대에 미국으로 건너가 교민단체에서 활동하며 한인사회를 통합하고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다. 이외에 일제의 호남 대토벌에 맞서 싸우다 순국한 의병 최봉선 선생, 연해주 일대에서 항일무장투쟁을 한 전제익 선생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보훈처는 이들을 포함해 건국훈장 152명, 건국포장 26명, 대통령표창 57명을 선정했다. 훈ㆍ포장과 표창은 15일 열리는 광복절 기념식에서 유족에게 수여된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