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진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독립운동·민주화운동단체 등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를 촉구하며 릴레이 기자회견에 나섰다.
전국 485개 교육·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7일 “국정교과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재벌을 미화하고 4·3제주항쟁, 5·18광주민주화운동, 2·28대구민주운동과 노동운동은 축소·왜곡했다”며 “검정교과서 필자들과 국정교과서 왜곡·편향 기술로 피해를 본 독립운동, 민주화운동단체, 과거사피해자들이 10일까지 국정교과서 폐기와 국정교과서 금지법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잇따라 연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고교 <한국사> 검정교과서 집필진을 시작으로 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9일 전태일 재단, 10일 항일독립운동가단체협의회 순서로 진행된다.
고교 한국사 검정교과서 필자협의회(한필협)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부는 역사교육을 황폐화시킨 잘못을 사과하고, 국·검정 혼용정책을 폐기해 검정제도를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교육부가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의 760곳을 고쳤다는 최종본은 역대 정권의 반민주·반민족적 측면을 은폐하고 재벌을 미화하려 한 점, 반공·반북적인 서술로 일관한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헌법에 보장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자주성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서고 역사교육의 황폐화를 초래한 교육부는 잘못을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집필진은 정상적인 검정교과서가 제작되기 위해서는 ‘국·검정 혼용정책 폐기’ ‘2015 역사과 교육과정 및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전면 개정’ ‘검정교과서 개발 기간 최소 2년 보장’ 등 3가지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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