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불교도대회 광고.ⓒ불교닷컴 |
“총무원장 스님 ‘범불교도대회’에서 참회하시죠”
2016년 여름 '사부대중 100인대중공사'때부터 불타오른 '총무원장직선제' 논의가 9월 설문조사에서 81%의 지지를 보이자, 2017년 2월에 서울시청 직선제 공청회로 이어지고 4월에는 봉암사에서 토론회가 개최됐다. 그 결과로 '종단개혁 연석회의'가 꾸려졌다. 7월 27일 제1차 촛불법회가 열리고 8월 3일 제2차 촛불법회가 열리자 <불교신문>은 긴급 방담회를 소집해서 “외부세력 동원해 무조건 종단 탓 외치는 그들이 신적폐”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8월 10일 제3차 촛불법회가 열리자 다음날 총무원기획실에서는 긴급 성명서를 발표했다. “편견과 독선에 사로잡힌 일부 정치세력들은 종단을 향해 적폐청산을 외치며 연일 조계사 입구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추한 시위를 자행하고 있다. 그 업보를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참으로 걱정이다.” 제6차 '범불교대회 결의대회'를 앞두고 여권 종회의원 7인은 “자기격노에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세상의 온정에 구걸하는 초라한 수행납자의 모습에 종도들은 참으로 유감스럽고 안타깝습니다.”라고 수좌스님들을 비난하는 성명서를 냈다. 8월 31일 종책모임 화엄회도 “교권을 위협하는 세력에 단호히 대처하겠습니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9월 8일에는 잠잠하던 전국비구니회가 갑자기 “적폐청산 등을 외치며 외부의 시민단체와 타종교인, 그리고 정치인들과 함께 종단의 부족함을 침소봉대하여 위기를 과장하는 방식의 개혁은 승가의 위의와 정신을 훼손하여 종단의 근간을 위협하는 일이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9월14일 범불교대회를 3일 앞두고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참회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분명, 종단을 향해 문제제기를 하는 분들의 일부 주장에는 사실 관계의 오인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과 내용이 모두 종단을 향한 열정에서 나오는 것임을 잘 알고 있기에 무거운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종무행정의 수반으로서 사부대중 여러분께 참회의 말씀을 드립니다.”
내가 지금 이렇게 적폐청산의 목소리에 반응해온 총무원과 종회의 입장을 일일이 설명하는 것은 그들이 얼마나 권위적인 입장에서 갑질을 해왔는가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그들의 수준은 “우리는 피켓내용에 대해서는 알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는 조계사 신도회 간부들과 일치한다. 종도들의 뜻에는 귀 막고 눈 막고 잘못을 지적하는 우리를 적으로 취급하는 그들이 우리의 총무원장이고 종회의원이고 동료이고 종단의 기관지라는 것에 부끄럽고 참담하다.
연석회의는 누구나 알기 쉽도록 ‘조계종 적폐에 대한 10문10답’이라는 소책자를 만들어 집행부에 전달했는데도 읽어보지도 않았는지 그들의 반응은 시종일관 변함이 없다. 일례로 적광 스님 폭행사건에 대한 그들의 어제까지 반응은 폭행은 없었고 우발적인 사건이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문에는 폭행사실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있다. “빨간 장갑을 끼고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10여회 때리고, 피해자의 뺨을 때리고 주먹과 발로 피해자의 얼굴, 가슴, 팔, 엉덩이, 허벅지등을 수십 회 때렸다.” “범행경위와 수법의 면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무자비한 집단폭행의 후유증으로 적광 스님은 지금 정신병원에 드나들며 약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건만 총무원측은 지금도 폭행을 부인하며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이러한 거짓말을 <불교신문>은 ‘이것이 팩트다’라고 얼마나 열심히 써대는지 나같이 점잖은 사람의 입에서도 거친 말이 저절로 나온다. 명진 스님이 호통을 친바 있지만 나도 다시 한 번 “<불교신문>기자는 ㅇㅇㅇ들이다”라고 외치는 바이다. 총무원스님들이 하는 짓이 하도 한심해서 나는 판결문을 들고 총무부장 스님과 호법부장 스님을 찾아가 적광 스님 사건과 명진 스님 판결, 마곡사돈선거에 대해서 직접 설명한 바 있다.
마곡사 돈선거도 판결문에 금품을 수수한 18명의 명단이 나와 있고 ‘종단내규로 징계해야 마땅하다’는 주문도 있었는데, 중앙선관위 종훈 스님이나 총무부장 스님은 ‘종법 미비’라는 핑계로 지금까지 직무유기 하고 있다. 앞으로 후보자가 대리인을 시켜서 돈선거를 해도 처벌받지 않는 선례를 남긴 이 사건은, 종단의 정체성을 바꾼 엄청난 해종행위이다. 이 사건에는 <불교신문>이나 <법보신문>은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다. 이러니 또 거친 말이 안 나올 수 있으랴.
용주사 주지 쌍둥이아빠 의혹이 3년에 걸쳐 시끄러운 데도 방치하고 있는 총무원장은 용주사 주지와 마찬가지로 승풍실추의 죄목으로 징계 받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용주사 주지는 아직까지 주지직을 수행하고 있고 그것을 문제 제기한 대안 스님은 제적당하였다. 총무원은 승풍실추가 예상되는 사건을 대비하여 일단 소임자를 직무정지를 시키는 ‘중앙징계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어 놓고도 전혀 작동시키지 않았다.
명진 스님 제적도 이미 무효화된 계약서를 근거로 마치 명진 스님 개인이 이득을 취하려고 한 것처럼 보도 하였다. 호계원 판결문에는 돈을 주는 자와 받는 자의 사실관계도 뒤바뀐 채로 기술되어있다. 이렇게 사실판단도 못하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사화하는 것이 어제까지 총무원의 반응이었다.
그들은 적폐의 내용에 대해서는 “종단의 부족함” “공업” “종단이 잘못한 것도 있지만” 등의 표현으로 어물쩍 넘어가고 촛불법회를 하는 분들에게는 가혹하리 만치 폄하하고 공격하고 있다. 어제 총무원장은 “종단을 향해 문제제기를 하는 분들의 일부 주장에는 사실 관계의 오인 등이 있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우리가 무엇을 오인하고 있다는 것인지 답답한 노릇이다. 그리고 오인이 있다면 해명하고 설명하면 될 일을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참회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말함으로서 자기는 시시콜콜 따지지 않는 쿨한 사람인 듯이 말하고 있다.
나는 그동안 기획실, 신도회, 호법부, 종회의원, 비구니회, <불교신문> 등을 통해서 우리를 그렇게 무참하게 공격했던 사실을 잊지 못한다. 사람이 참회한다면 그에 따르는 책임을 져야 한다. 총무원장은 참회한다지만 지금도 호법부는 스님들이 촛불법회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 수십 명에게 등원공고를 보내어 징계를 할 것처럼 겁을 주고 있으며, 평화로운 촛불법회에 침입하여 무단으로 채증하며 위협하고 있다. 2017년 대한민국의 국민인 스님들이 어째서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촛불법회를 해야 하는지 총무원장은 대답하라. 발언의 자유도 없는 이러한 종단에서 누가 살고 싶어 하겠는가? 마곡사 돈선거자를 처벌하지 않고 공명선거를 외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돈선거를 하지 않으면 당선이 어렵다는 현실을 뻔히 알면서도 공명선거를 외치는 종회의원, 차기 총무원장 선거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으면서도 공명선거를 외치는 총무원장, 벌거벗은 임금님을 눈앞에 두고도 벌거벗었다고 말하지 못하는 그들의 입, 입, 입… 그런 입으로 참회를 한들, 공정을 외친들 누가 듣고 누가 믿고 누가 따르랴.
우정국마당 단식장에는 명진 스님과 효림 스님을 이어서 대안 스님이 13일째 용상 스님이 10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조계사 일주문 앞에는 불자들이 무더운 여름을 거쳐 가을의 문턱인 지금까지 3달이 넘게 피켓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에게 다가가서 따듯한 말 한마디 차 한 잔이라도 건네 보시라. 정말로 참회를 한다는 분들이라면….
아니면 9월14일 오후4시 조계사 앞에서 개최되는 ‘범불교도대회’에 총무원장 스님이 직접 많은 분들 앞에 서서 참회를 해보시라. 진정성 있는 참회라면 대중은 받아들일 것이다. 우리는 거창한 종단을 원하는 게 아니다. 실수하지 않는 지도자를 원하는 게 아니다. 솔직한 수행자를 원한다. 잘못을 뉘우치고 진정으로 참회할 줄 아는 수행자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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