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 113주년 추모식’
함세웅 신부 추모사에서
“한-일 정상회담은 매국”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 함세웅 신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반민족행위’라고 비판했다.
함 신부는 안중근기념사업회와 안중근평화연구원이 오는 26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안중근 의사의 빈 무덤 앞에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등의 후원으로 여는
‘안중근 의사 순국 113주년 추모식’을 앞두고 추모사를 21일 발표했다.
함 신부는 추모사에서 “3월은 안중근 의사의 순국만이 아니라 3·1독립혁명 선언 이후 가혹하고
참혹했던 잔인한 학살과 수십만명의 강제연행과 고문과 구타의 참상을 기억하는 달”이라며
“대통령의 3·1독립선언 기념사와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처리 방안은 민족 역사의 부정을 넘어
다시 일어선 대한민국을 일제의 처분에 맡기겠다는 매국선언”이라고 비판했다.
함 신부는 또 “한일정상회담은 선열들의 독립항쟁을 부정하고 역사를 훼손하고 민족정체성을
말살하는 빈민족 행위”라며 “국제법이 규정한 반인도적 국가범죄에 대해 정부가 면죄부를 주고
역사를 왜곡할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는 “안중근 의사는 독립운동의 시발점이 되는 인물로, 남과 북이 유일하게
공동으로 기념하는 독립운동가”라며 “이번 113주년 추모식에서는 안 의사를 기억하는 것을 넘어
동양평화의 정신을 계승하고 남북의 화해와 공존을 다짐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모식에서는 추모제례와 추모음악회에 이어 안 의사의 동양평화 정신이 담긴 비공개유묵이 처음
공개된다. 이 유묵에는 ‘東洋平和萬歲萬萬歲 /庚戌 二月十八日 /旅順監獄在監中 /大韓國人 安重 根書’
(동양평화 만세만만세 /경술 2월18일 /여순감옥재감중 /대한국인 안중근서)라고 쓰여 있다.
유묵 크기는 35㎝x135㎝(액자 포함 45㎝x150㎝)로 비단에 먹으로 쓰여져 있다.
이 유묵은 국내 한 소장자의 부친이 일제강점기 도쿄 유학 중 입수해 보관해 오던 것으로,
안중근 연구자들과 서예 전문 문화재위원의 감정을 거쳤다.
하얼빈역 안중근의사역사기념관에 전시된 안중근 의사 유묵들.
안 의사는 1910년 2월14일 사형 선고를 받은 뒤로 3월26일까지 많은 유묵을 남겼는데, 이 유묵은
사형선고를 받은 지 4일째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반을 지낸
백암 박은식 선생은 안중근이 남긴 유묵이 200여편에 이르렀다고 언급한 바 있으나 실물이나
사진으로 확인이 가능한 것은 57점이었다. 이번에 한 점이 늘어나 58점이 됐다.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는 “지금까지 안중근 이사 휘호 가운데 연월을 ‘庚申二月’(경신2월) 등으로
적은 것이 다수 확인되지만 작성 날짜까지 기록한 유묵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